LG디스플레이는 27일 장애인 고용을 위해 세운 자회사 나눔누리가 설립 10년을 맞았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주요 대기업이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케이스 스터디 사례다. 국내 대기업들의 약점인 장애인 고용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서다. 장애인 고용은 주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관의 S(사회) 부문 평가 지표 중 하나다.

LGD 나눔누리 10년…직원 80%가 중증장애인
LG디스플레이는 2012년 3월 21일 LG 계열사 중 최초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나눔누리를 설립했다. 장애인 직원에게 처음 맡긴 업무는 경북 구미와 경기 파주 공장 환경미화였다. 이후 사내 카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편의점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혔다.

나눔누리 장애인 임직원 수는 설립 당시 56명(중증 40명, 16명)에서 지난해 291명(중증 229명, 경증 62명)으로 다섯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임직원 수를 합치면 10년간 1200여 개 일자리를 만들고 2500명 이상을 고용 효과를 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수익성 확보에도 성공했다. 연간 매출이 2012년 설립 당시 27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60억원으로 약 10배로 증가했다. 카페의 경우 높은 커피 품질을 경쟁력으로 인근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뒤지지 않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나눔누리엔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중증장애인 직원이 유독 많다. LG디스플레이는 2011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장애인 고용 직무 및 중증장애인 적합 직무를 개발하고 맞춤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중증장애인 고용 비율이 지난 2월 기준 약 80%까지 올라왔다. 직업 교육을 잘 받으면 중증장애인도 한 사람 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나눔누리는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2017년과 2020년 장애인 고용 우수사업주로 선정됐다. 2014년 장애인고용촉진대회 국무총리상, 2018년 장애인고용촉진대회 석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나눔누리는 장애인 임직원을 위한 복리후생 차원으로 의료비 지원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심리 상담과 건강증진 프로그램, 취미 및 문화 체험 지원 등 다양한 제도가 마련돼 있다. 발생한 이익 중 일정액을 근무환경 개선에 쓰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환경미화 직군에 속해 있는 장애인 임직원을 위해 전문 청소 장비를 도입하는 식이다. 최근엔 카페에서 일하는 장애인 임직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인 주문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